독거노인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고립, 건강 악화, 위기 상황 대응 지연 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커뮤니티 케어’ 모델이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어 독거노인을 포용하고, 안전하고 자립적인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적 시스템은 현재 우리 사회가 반드시 도입하고 확산시켜야 할 전략적 모델이다. 본 글에서는 커뮤니티 케어가 독거노인에게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구체적인 모델과 사례를 통해 자세히 살펴본다.
독거노인 증가와 커뮤니티 돌봄의 등장
대한민국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독거노인의 증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독거노인 수는 약 18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전체 고령 인구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들은 가족이나 지인의 돌봄 없이 홀로 거주하며, 정서적 고립, 만성질환 관리 부족, 응급 상황 대응 미비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 사회는 가족 중심의 부양 체계가 강했지만, 핵가족화와 도시화로 인해 이러한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독거노인은 더 이상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 현상은 고령층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고독사와 같은 극단적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 속에서 ‘커뮤니티 케어’라는 개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는 단순히 복지 서비스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서 민·관이 협력하여 고령자의 삶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통합적 시스템이다. 특히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 케어는 신체적 돌봄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지, 생활 안전, 사회적 관계 회복 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매우 포괄적이다. 이 글에서는 독거노인 문제의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커뮤니티 케어 모델의 핵심 요소와 국내외 실제 적용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또한 향후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독거노인의 삶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전략적 제언을 제시하고자 한다.
독거노인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모델의 구성과 실천 사례
독거노인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모델은 다양한 형태로 구성될 수 있으나, 핵심은 지역 내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고령자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5가지 요소가 중심축을 이룬다: ① 일상생활 지원, ② 건강관리 및 응급 대응, ③ 정서적 지지, ④ 사회적 연결망 형성, ⑤ 주거환경 안전성 강화. 첫 번째는 ‘생활 지원 서비스’이다. 이는 식사 배달, 청소, 세탁, 물품 구매 등의 기초적인 생활을 돕는 서비스로, 지자체나 민간 복지기관을 통해 제공된다. 특히 서울시의 ‘어르신 돌봄 기본서비스’는 일정 연령 이상의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방문간호사나 생활관리사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한 생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두 번째는 ‘건강 모니터링 및 응급 대응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ICT 기술을 활용해 고령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위급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전시는 독거노인 가정에 센서 기반 모니터링 장치를 설치하여 일정 시간 이상 움직임이 없거나 이상징후가 감지되면 담당자에게 자동 알람이 전송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서 독거노인의 생명 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세 번째는 ‘정서적 돌봄’이다. 독거노인들은 사회적 접촉이 줄어들면서 외로움과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자원봉사 프로그램, 전화 안부 서비스, 문화 활동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인천시의 ‘행복안부전화’ 사업은 자원봉사자들이 주기적으로 독거노인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나누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으로, 고립감 완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네 번째는 ‘지역사회 참여 연계’이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서, 고령자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기능하도록 돕는 접근이다. 커뮤니티센터 운영, 실버 동아리 활동, 노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독거노인의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시킬 수 있다. 실제로 경기도의 한 마을에서는 독거노인들이 주도하는 마을 커뮤니티 방송국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자존감 회복과 사회적 역할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마지막은 ‘주거환경 개선’이다. 고령자 주거지의 구조적 문제는 낙상, 화재, 보온 불량 등 다양한 위험 요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에서는 독거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집수리 지원, 안전 손잡이 설치, 바닥 미끄럼 방지 등의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커뮤니티 케어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복합 시스템이다. 공공기관의 행정력, 지역 복지기관의 실행력, 주민의 참여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독거노인 문제에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독거노인 커뮤니티 케어의 과제와 미래 전략
독거노인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모델은 점점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적 필요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첫째는 ‘지속 가능한 재정 확보’이다. 현재 많은 지자체가 예산 부족으로 인해 커뮤니티 케어를 일회성 혹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만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돌봄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예산 분담 구조를 재정비하고, 민간 후원 및 사회적 기업의 참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전문 인력의 확보와 교육’이다. 독거노인을 돌보는 데 필요한 역량은 단순한 복지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응급처치, 정신건강, 사회복지, 기술 활용 능력 등 복합적이다. 이에 따라 커뮤니티 케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과정과 자격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기적 처방이 아닌, 커뮤니티 케어를 지속 가능한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다. 셋째는 ‘커뮤니티 기반 네트워크의 형성’이다. 아직 많은 지역에서는 민관 협력이 미흡하거나, 주민 참여가 낮은 상황이다.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돌봄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자치회 또는 커뮤니티 단위로 운영되는 돌봄 조직을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어야 지속가능한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넷째는 ‘기술과의 융합’이다. 앞서 살펴본 ICT 기술 외에도 AI, IoT, 원격의료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돌봄 서비스의 효율성과 범위가 획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기술 기반 창업과 연계한다면, 일자리 창출과 돌봄 서비스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결국 독거노인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는 단순히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존엄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안전망이다. 우리는 그 누구도 외롭게 죽음을 맞이하지 않도록,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돌봄 체계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