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의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워치, 혈압계, 혈당측정기 등 다양한 헬스케어 기기가 등장하고 있으나, 고령층이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본 글에서는 고령자의 헬스케어 기기 이용 현황, 주요 제한 요인, 국내외 사례를 중심으로 실질적 활용성 분석과 향후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고찰한다.
헬스케어 기술의 확산과 고령자의 접근성 문제
최근 10년 사이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심박수 모니터링, 앱 기반의 식단 관리, IoT 연계 혈압·혈당 측정기 등은 의료기관 방문 없이도 일상 속에서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만성질환자의 수가 급증하는 고령사회에서는 이러한 기기들이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고령자의 디지털 건강기기 접근성과 활용 능력은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중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를 "정기적으로 활용한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스마트폰 사용에만 한정되어 있으며, 혈압계나 혈당계도 전통적인 수동 기기 중심으로 사용 중이다. 이 같은 격차는 **디지털 문해력 부족, 복잡한 인터페이스, 고비용, 불안한 데이터 보안 인식, 신체적 제약(시력, 청력 등)** 등 다양한 요인에서 기인한다. 특히 장비 사용법을 익히기 위한 지속적인 학습이나, 기기 설정을 위한 초기 지원이 부족한 현실에서는 고령자가 자발적으로 헬스케어 기기를 사용하는 데 큰 제약이 따른다. 문제는 이로 인해 건강 취약계층인 고령자일수록 스마트 헬스케어의 혜택에서 더욱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보편화될수록 고령자의 건강관리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복지 형평성과도 직결되는 심각한 사안이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고령자의 헬스케어 기기 활용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고, 실제 도입 사례와 문제점을 짚어본 뒤, 향후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고령자 헬스케어 기기 활용 현황 및 한계 요인 분석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의 고령자 활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 이용 사례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1. 고령자의 실제 활용 기기와 패턴** 현재 고령자가 사용하는 헬스케어 기기는 주로 혈압계, 혈당계, 체온계 등 전통적 기기이며,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기기의 경우 일부 건강 관심층에 한해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스마트워치, 스마트 체중계, 수면 분석기 등의 사용 비율은 10% 미만에 불과하며, 앱 설치 후 지속적인 사용률 또한 낮은 편이다. **2. 주요 제약 요인** -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작은 글씨, 복잡한 메뉴 구조는 시력 저하와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고령자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 **디지털 문해력 부족**: 스마트폰 조작 자체가 어려운 고령자에게는 앱 기반 기기 연동과 사용법 숙지가 어렵다. - **경제적 장벽**: 최신 기기의 경우 고가인 경우가 많아, 저소득층 고령자는 구매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 **데이터 보안에 대한 불신**: 고령자들은 자신의 건강 정보가 인터넷에 저장되는 것에 대해 불안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 **지속적인 동기 부여 부족**: 초기에는 호기심으로 사용하더라도, 꾸준한 활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관리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피드백이 필요하다. **3. 국내외 적용 사례 분석** - **한국 – 서울시 어르신 스마트헬스케어 시범사업** 서울시는 일부 자치구를 중심으로 고혈압, 당뇨병 환자 어르신을 대상으로 스마트워치와 혈압계, 건강관리 앱을 보급하였다. 간호사와 연계된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건강 데이터를 관리하고, 필요시 방문 진료로 연결하였다. 그러나 기기 조작의 어려움으로 탈락률이 30%를 넘어서며, **기기 도입만으로는 지속 활용이 어렵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 **일본 – 후쿠오카시의 고령자 헬스케어 디바이스 연계 시스템** 일본 후쿠오카시는 지역사회 기반의 고령자 헬스케어 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워치를 착용한 고령자의 심박수와 활동량 데이터를 지역 보건소와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 시스템은 **가족 및 의료기관과 연계되어 위급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참여자의 만족도와 건강 인식 개선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핀란드 – 고령자 맞춤형 인터페이스 개발 사례** 핀란드 정부는 고령자를 위한 헬스케어 기기 UI 표준을 별도로 개발하고, 폰트 확대, 음성 안내 기능, 직관적 아이콘 중심으로 설계된 디바이스만 노인 대상 보급 사업에 포함시킨다. 이와 같은 설계 접근은 **기기의 실사용률을 크게 향상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사례는 단순한 기기 보급보다 **사용자 친화적 설계, 지역 연계, 교육 프로그램, 피드백 시스템**이 함께 제공될 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보여준다.
고령자 중심의 헬스케어 기기 활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언
고령자의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만이 아닌, 환경과 제도의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이 제시될 수 있다. **첫째**, **고령자 맞춤형 기기 표준화와 인증제 도입** 고령자의 신체·인지 특성을 고려한 디바이스만이 공공 보급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고령친화 헬스케어 기기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제조사로 하여금 사용자 중심의 UI/UX 설계를 유도하게 만들 수 있다. **둘째**, **지속적인 디지털 건강교육 제공** 기기 보급 이전과 이후에 걸쳐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돼야 한다. 예를 들어, ‘기초 디지털 문해교육 → 기기 활용 실습 → 원격 모니터링 연동 → 지속 사용 지원’의 흐름이 필요하다. **셋째**, **복지·의료·가족과의 연계 시스템 구축** 기기를 통해 수집된 건강 데이터가 보건소, 가족, 복지사, 병원과 실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하며, 응급 상황에서 자동 알림 기능이 연계되어야 한다. **넷째**, **경제적 부담 완화** 저소득층 고령자를 위해 일정 수준의 건강관리 기기를 무상 보급하거나, 건강보험 항목으로 일부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섯째**, **지속적 동기부여와 성과 피드백 제공** 고령자가 스스로 건강 관리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일정 주기마다 건강 변화 리포트, 상담 피드백, 보상형 앱 기능 등을 통해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의 고령자 활용도는 기술 접근성뿐 아니라 사회적 연계 구조와 지원 체계에 따라 좌우된다. 디지털 기술의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고령자 친화적 설계와 포괄적 접근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의미의 건강 복지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다.